리돈도비치 노숙자 해결 모범 답안 찾았다
━ 원문은 LA타임스 10월29일자 ‘How Redondo Beach brought its homeless numbers to functionally zero’ 제목의 기사입니다. 리라 오무라(56)는 오전에 한 여성의 안부를 확인하러 해변으로 향했다. 홈리스 셸터에서 지내던 이 여성은 샤워를 거부해 또 쫓겨났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오무라는 한 커피숍 앞에서 계속 울고있는 남루한 차림의 남성을 위로했다. 바로 옆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은 한 노숙 여성에게 도움을 제안했다가 “당신이나 돌봐라”는 가시 돋친 말을 들어야 했다. LA에서 남서쪽으로 20마일 떨어진 리돈도비치의 하루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다. 리돈도비치시의 거주 지원 담당자로 근무하는 오무라는 노숙 문제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적극적인 프로그램의 현장 책임자다. 올해 상반기 동안 오무라와 그녀의 동료들은 큰 성과를 이뤘다. 노숙인 1명당 평균 14일 만에 거리에서 보호 시설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이 기간은 노숙 문제에 대해 ‘행정업무상 제로(functionally zero)’라는 유례없는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했다. 행정업무상 제로라는 용어는 노숙자 지원 서비스가 지역 사회의 노숙 문제에 넘치거나 부족함 없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의미한다. 리돈도비치를 포함한 사우스베이 인근 시정부 협의회가 리돈도비치를 노숙문제 해결 최우선 지역으로 선정해 노력한 결과기도 하다. 인구 6만8000명의 리돈도비치 인구당 노숙자 비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7년 LA카운티내 56개 도시중 11위에서 현재 51위로 떨어졌다. 이는 LA타임스의 노숙자 집계 데이터 분석 결과다. 협의회의 노숙 및 시니어 서비스 수석 프로젝트 매니저인 론슨 추는 “결과에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리돈도비치에서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홈리스 지원 서비스를 통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성과를 측정하고, 우리 자신에게 책임을 부여하며 대중을 교육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열린 리돈도비치시의 성과 기념 행사에서는 사우스베이 지역의 다른 3개 도시인 허모사 비치, 맨해튼 비치, 토런스도 이 프로그램에 동참한다. 레돈도 비치는 사우스베이 시협의회가 해당 프로그램을 시작한 2002년부터 이미 이미 ‘행정업무상 제로’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잘 닦아왔다. 리돈도비치의 노숙자 지원 프로그램의 첫 단계는 시의회를 압박하고 있는 시내 경범죄 문제를 통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지역 노숙자들은 무단침입, 무질서 행위, 마약 범죄 등으로 체포돼 치안 불안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이에 2020년 마이크 웹 시검사장은 LA카운티법원을 설득해 매달 하루 판사들을 토런스지원에 ‘노숙자 법정’에 배정시켜 피고석에 선 노숙자들에게 쉼터와 치료로 안내하도록 했다. 다음 단계로, 피고 노숙자들이 거주할 곳이 필요했다. 시는 20채의 초소형 주택(tiny home) 마을을 조성했다. 또 인근 호텔에서 5개의 5개의 객실을 임대했으며, 공유 주택 지원 비영리 단체와 저소득층 주택 지원 업체 ‘소울 하우스징(Soul Housing)’과 협력하기 시작했다. 시 예산 30만 달러와 카운티, 주, 연방의 지원금 및 독지가들의 기부금이 쌓이면서 프로그램은 성장했다. 현재 시는 호텔에서 18개의 객실을 임대하고 있으며, 25채의 초소형 주택을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 여름에는 주정부의 ‘프로젝트 홈키(Project Homekey)’의 지원금으로 모텔을 개조한 20유닛 영구 주택을 개소했다. 또 카운티 지원금을 통해 초소형 주택 마을 규모를 두 배로 확대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노숙자 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17년 노숙자 법원 집계에 따르면 리돈도비치내 셸터 비거주 노숙자는 105명이었지만 올해 1월 18명으로 대폭 줄었다. 노숙자들이 거주하는 차량 역시 79대에서 47대로 감소했다. 시는 헬스넷(Health Net)으로부터 지원금 57만 달러를 받아 정신 건강 대응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 중이다. 2020년 이후 노숙 법원에 출두한 노숙자 피고인은 169명이다. 이중 현재 진행중인 사건의 노숙자 피고인은 35명이다. 63명이 임시 주거 시설에 배치됐고, 74명이 임시 주거 시설을 거쳐 영구 주거 시설에 입주해있다. 노숙 법원을 거쳐간 피고인들중 재범은 2% 미만이다. 노숙 법원의 핵심 요소는 인간적인 개입이었다. 오무라와 같은 노숙 프로그램 관리자들이 재판에 참여해, 피고인들이 치료를 받아들일 경우 판결 대신 쉼터로 안내했다. 이번 임기가 5선으로 은퇴하게되는 웹 시검사장은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는 리돈도비치의 노숙자지원 프로그램이 존속할 수 있을지 우려했다. 그는 지원 프로그램이 축소하더라도 ‘행정업무상 제로’의 목표만큼은 유지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그는 “물론 노숙 지원 프로그램의 수요 자체는 줄어야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웹 시검사장이 발탁한 노숙자 지원 프로그램 책임자가 오무라였다. 오무라의 노숙자 지원은 출석중인 새생명교회(New Life Church)의 노숙자 사역에서부터 시작됐다.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기도를 나누게 된 계기는 본인 역시 과거에 노숙자였기 때문이다. 노숙자를 돕는 일에 매료된 그녀는 리돈도비치시의 풀타임 아웃리치 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처음 거리에서 구출해낸 노숙자는 405번 프리웨이와 잉글우드 애비뉴 인근에서 지내던 ‘405 레이디’라는 별명의 노숙 여성이다. 오무라는 이 여성의 계속된 거절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도와주겠다”고 찾아갔다. 결국 이 여성은 오무라의 도움으로 임시 거주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 리돈도비치는 정신 건강 대응팀을 필두로 효과적인 노숙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오무라의 하루는 성공적인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반복된다. 노숙자들이 도움을 받지 않거나, 지역을 떠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꾸준히 그들에게 다가가며 작은 변화가 쌓여 의미 있는 결과를 이루기를 기대한다. 최근 오무라는 꽃집을 운영하다 실패한 뒤 친구 집에 얹혀사는 한 모녀 때문에 걱정이다. 오무라는 이들을 위해 작은 주택 두 채를 마련했지만, 엄마 브룩 오웬스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정오까지 연락이 되지 않으면 주택을 대기자에게 넘겨야 했다. 마침내 오웬스가 전화를 받았고, 오무라는 그녀를 만나러 갔다. 그러나 딸이 아닌 엄마만 나왔다. 딸이 마음을 바꿨기 때문이다. 결국 엄마만 초소형 주택으로 이주했지만 사흘 뒤 다시 친구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리돈도비치의 ‘행정업무상 제로’ 목표 달성은 오무라 처럼 노숙자들을 포기하지 않는 직원들의 끈기와 지원이 결합된 결과다. 글=더그 스미스 기자 사진=제나로 몰리나 기자노숙자 답안 노숙자 지원 지역 노숙자들 인구당 노숙자